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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하는 출판사 대표, 김도형의 비즈니스 인사이트.

일론 머스크 vs OpenAI
Deep Dive

일론 머스크 vs OpenAI

일론 머스크와 OpenAI의 법정 다툼은 단순한 기업 분쟁을 넘어선다. 이 사건은 인공지능(AI)이라는 인류의 미래 기술이 '무엇을 위해,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개발되고 통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머스크는 자신이 초기 자금을 지원했던 OpenAI가 '인류의 이익을 위한 비영리 조직'이라는 설립 목적을 배신하고 '영리 추구 기업'으로 변질되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예측 시장과 법률 전문가들은 억만장자이자 기술 선구자인 머스크가 이 싸움에서 '약자'라고 입을 모은다. 이 보고서는 이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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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먹을 수 없음에 대하여
Essays

써먹을 수 없음에 대하여

독서모임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카뮈와 밀란 쿤데라는 무의미를 추구했고, 축의 시대 사상가들은 대부분 의미를 잘 찾는 방법을 말했는데, 각자는 무의미와 의미 중 어느 쪽을 더 추구하는가. 전제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카뮈는 무의미를 추구하지 않았다. 그는 세계의 무의미를 직시했을 뿐이다. <시지프 신화>의 결론은 오히려 정반대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자살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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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덧없음 - Mono no aware
Essays

사물의 덧없음 - Mono no aware

종로의 한 이자카야였다. 카운터석 여섯 자리뿐인 가게. 친구가 대구로 내려가기 사흘 전이었다. 십 년 넘게 서울에 살았던 그가, 결국 고향 근처로 돌아가기로 했다. 평소처럼 사케를 시켰다. 평소처럼 사시미를 시켰고, 평소처럼 마지막에 오차즈케를 시켰다. 모든 것이 평소와 똑같았다. 그런데 그날따라 젓가락 끝에 닿는 생선의 결, 잔에 얼음이 녹으며 내는 소리, 주인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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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몇 번이나 진짜로 선택했는가 - AI 시대, 자유의지의 재정의
Philosophy

당신은 오늘 몇 번이나 진짜로 선택했는가 - AI 시대, 자유의지의 재정의

Intro. 철학자의 예언이 현실이 된 날 스피노자는 1677년, 죽기 직전 남긴 저작 《에티카(Ethica)》에서 인상적인 비유를 남겼다. "날아가는 돌멩이가 의식을 가진다면, 자신이 자유롭게 날고 있다고 믿을 것이다." 당시에는 신학적 결정론에 저항하는 철학적 도발이었다. 그런데 약 350년이 지난 지금, 이 문장은 전혀 다른 맥락에서 소름 돋게 현실적이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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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고향 - Hiraeth
Essays

돌아갈 수 없는 고향 - Hiraeth

노르웨이 어딘가, 바닷가 절벽 위에 집이 한 채 있다. 나무로 지어진 집이다. 창문이 크고, 창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안에는 벽난로가 있다. 밖은 춥다. 안은 따뜻하다. 나는 그 집 안에 있다. 혼자이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둘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파도 소리가 들린다. 해야 할 일은 없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다. 이 집은 존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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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것의 그리움 - Saudade
Essays

존재하지 않는 것의 그리움 - Saudade

다니던 초등학교가 보이는 아파트에 살게 된 적이 있다. 스물다섯, 친구 둘과 함께였다. 복도에 나가면 운동장이 보였다. 낮에는 아이들이 뛰어다녔고, 저녁이면 조명 없는 운동장은 어둠 속에 가라앉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이 딱히 행복하지 않았다. 잘 어울리지 못했던 기억이 더 많다. 그런데 밤마다 운동장을 내려다보면, 무언가가 가슴 한쪽을 눌렀다. 그리움이라고 부르기엔 그리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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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뒤바꾼 사이버 보안의 지형: '유리날개' 프로젝트의 숨은 통찰
Deep Dive

AI가 뒤바꾼 사이버 보안의 지형: '유리날개' 프로젝트의 숨은 통찰

우리는 인공지능(AI)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류 문명의 근간을 흔들 잠재력을 가진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 AI는 파괴적인 공격자가 될 수도, 최후의 방어자가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Anthropic이 주도하고 세계 유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유리날개(Project Glasswing)'는 이러한 변곡점을 상징하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 협력을 넘어, AI 시대에 사이버 보안의 본질이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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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지위 불안', 시스템이 만든 내면의 감옥
Philosophy

현대인의 '지위 불안', 시스템이 만든 내면의 감옥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불안합니다. 성공해야 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하며, 타인의 인정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가장 깊은 내면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이를 '지위 불안(Status Anxiety)'이라 명명하며, 개인이 겪는 이 고통이 단순히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사회 시스템과 문화적 맥락에서 비롯된다고 통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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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를 이기는 '명료함'의 시스템

엔트로피를 이기는 '명료함'의 시스템

Intro: 침몰하는 배의 선장들은 왜 선원들을 탓하는가 조직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내뱉는 탄식이 있습니다. "도대체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지?" "우리 회사에는 왜 A급 인재가 없는 걸까?" 그러나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영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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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ost - 자기 비참함의 자각
Essays

Litost - 자기 비참함의 자각

누군가의 좋은 소식을 듣고 기뻐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될 때가 있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손가락이 멈춘다. 비슷한 나이,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사람의 게시물. 승진, 합격, 계약, 론칭. 무엇이든 좋다. 겸손한 듯 쓴 캡션에 숫자는 빠지지 않는다. 축하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다.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다. 댓글도 달지 않는다. 그냥 피드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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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tsugi - 금으로 잇는 상처
Essays

Kintsugi - 금으로 잇는 상처

편집자의 일은 지우는 것이다. 오탈자를 지우고, 비문을 지우고, 불필요한 문장을 지운다. 표지의 미세한 색상 차이를 잡고, 판형의 밀리미터 단위 어긋남을 교정한다. 완성된 책은 매끄러워야 한다. 이음새가 보이면 안 된다. 독자가 편집의 흔적을 의식하는 순간, 편집은 실패한 것이다. 5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체득한 미학이 있다. 결함은 숨겨야 한다. 과정은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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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ce far niente :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
Essays

Dolce far niente :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

Dolce far niente :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 피렌체의 어느 식당에서, 파스타가 나오지 않았다. 친구와 둘이서 들어간 골목 안쪽 식당이었다. 자리에 앉고, 메뉴를 보고, 주문을 했다. 거기까지는 서울과 같았다. 그 다음이 달랐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0분. 15분. 물만 놓여 있는 테이블에서 나는 슬슬 안절부절해지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메일을 확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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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sarikännit - 속옷 차림의 자유
Essays

Kalsarikännit - 속옷 차림의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어서 핸드폰을 집었고, 핸드폰을 집은 자신이 싫어서 다시 내려놓았다. 내려놓은 핸드폰이 다시 손에 들려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그 어려운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단어 하나일지도 모른다. Kalsarikännit 속옷 차림의 자유 그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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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은 3,900주를 어떻게 쓸 것인가
Deep Dive

당신의 남은 3,900주를 어떻게 쓸 것인가

인간의 지성은 진화의 과정에서 뜻밖의 부작용을 낳았다. 바로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다. 수십만 년 전, 우리의 조상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것들이 자신들을 위해 반짝인다고 믿었다. 세상이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초월적인 무언가가 우리를 보살피고 있다는 환상은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의 공포를 덜어주는 강력한 진통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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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Essays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Dio입니다. 오늘부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한 편씩 에세이를 보내드립니다. 『번역할 수 없는 마음들』이라는 제목의 연재입니다. 세계의 언어 속에서 한국어로 옮길 수 없는 단어 25개를 골라, 그 단어들을 거울 삼아 우리의 감정을 들여다봅니다. 25개의 단어가 모이면 한 권의 책이 됩니다. 첫 번째 글은 프롤로그입니다. 이 연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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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화된 세계와 각자도생의 경제학 - 세계화의 파산 선고
Deep Dive

무기화된 세계와 각자도생의 경제학 - 세계화의 파산 선고

대중은 뉴스를 스펙터클로 소비합니다. 밤하늘을 가르는 방공망의 궤적을 보며 안도하거나 두려워할 뿐, 그 불꽃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붕괴시키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합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단순한 종교적, 민족적 갈등의 임계점 돌파가 아닙니다. 이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인류가 맹신해 온 '자유무역과 초연결성'이라는 환상이 산산조각 났음을 알리는 파산 선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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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에이전트, 바이브코딩? 본질은 하네스(Harness)에 있습니다
Deep Dive

프롬프트, 에이전트, 바이브코딩? 본질은 하네스(Harness)에 있습니다

Intro: 유행어 폭격에 지친 당신이 놓치고 있는 진짜 위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겨우 익혔나 싶더니, 에이전트(Agent)가 온다고 호들갑입니다. 이제는 말로 코딩한다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넘어,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신조어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 당연합니다. "도대체 그게 뭔데?"라는 냉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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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의 환상과 현실
Deep Dive

바이브 코딩의 환상과 현실

세상은 이미 코드를 타이핑하는 행위의 가치를 0으로 수렴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수십 명의 개발자가 매달려 수개월을 고심해야 했던 아키텍처와 기능 구현이, 이제는 정확하게 조율된 AI 에이전트 몇 개에 의해 단 몇 시간 만에 생성되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현상만 보면 인간이 더 이상 기술을 몰라도 될 것처럼 보입니다. 이른바 분위기와 느낌만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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