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 물리학이라는 위로: 정해진 운명 안에서 자유를 찾는 법

[Deep Dive] 물리학이라는 위로: 정해진 운명 안에서 자유를 찾는 법
Photo by Roma Kaiuk🇺🇦 / Unsplash

Source: 김상욱 교수, <F=ma> 강연 (KAOS Master Class)

Prologue: 우주에는 우연이 없다

우리는 종종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났다"거나 "운 좋게 합격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물리학의 시선으로 본 우주에 '우연'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빅뱅이 터진 그 순간부터, 모든 입자의 움직임은 인과율의 사슬로 묶여 있습니다.

김상욱 교수의 강연은 차가운 방정식(F=ma)에서 시작하지만, 그 끝은 인간의 삶에 대한 뜨거운 위로로 귀결됩니다. 이 리포트는 물리학의 3가지 핵심 이론을 통해 우리네 삶의 불확실성과 고통의 의미를 재정의합니다.


Part 1. 결정론 (Determinism): 미래는 계산 가능하다

1. 뉴턴의 선언: F=ma

뉴턴 이전의 인류에게 하늘(천상)은 신의 영역이었고, 땅(지상)은 인간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힘과 달이 지구를 도는 힘이 같다는 것(만유인력)을 증명했습니다.

이 순간 우주는 신비로운 공간에서 '거대한 기계 장치'로 변했습니다.

2. 미분방정식의 공포

F=ma는 미분방정식입니다. 이는 "현재의 상태(위치와 속도)를 알면, 다음 순간의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1초 뒤를 알면 2초 뒤를 알고, 이를 반복하면 100년 뒤의 미래도 계산됩니다.

고전 역학적 세계관에서 당신의 내일, 10년 뒤의 성공과 실패는 이미 결정(Determined)되어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계산하지 못할 뿐입니다.


Part 2. 카오스 (Chaos): 그러나 예측할 수는 없다

1. 0.0000001의 오차

만약 미래가 정해져 있다면, 우리는 꼭두각시에 불과할까요? 여기서 물리학은 반전을 줍니다.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만, 예측할 수는 없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는 '현재'를 완벽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모든 입자 위치를 소수점 무한대 자리까지 측정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필연적으로 아주 미세한 오차가 생깁니다.

2. 나비 효과 (The Butterfly Effect)

카오스 이론의 핵심은 '초기 조건의 민감성'입니다. 오늘 당신이 한 1mm의 실수, 무심코 내뱉은 단어 하나가 비선형적인 상호작용을 거쳐 1년 뒤에는 태풍 같은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이 복잡한 인과관계를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삶은 '미지(Unknown)'로 남습니다.

Tact's Insight: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결말을 아는 영화가 재미없듯, 예측 불가능성은 삶을 긴장감 있고 생동감 있게 만듭니다.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자유롭습니다.

Part 3. 엔트로피 (Entropy): 삶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1.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다

뉴턴의 방정식에는 시간(t)에 마이너스(-t)를 넣어도 식이 성립합니다. 물리 법칙 속에서 시간은 과거로도 미래로도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깨진 컵은 다시 붙지 않고,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2. 무질서를 향한 붕괴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가만히 두면 확률이 높은 쪽(무질서)으로 움직입니다. 공들여 쌓은 탑은 무너지고, 뜨거운 커피는 식고, 방은 어지러집니다. 이것이 우주의 결입니다.

3. 생명: 그 흐름을 거스르는 저항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이 거대한 붕괴의 흐름을 거스르고, 에너지를 써서 질서를 유지하는 현상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지?"라고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우주의 법칙(엔트로피 증가)에 저항하는 투쟁이기 때문입니다.


Epilogue: 그러니, 초기 조건을 바꿔라

김상욱 교수의 강연은 우리에게 '겸손'과 '용기'를 동시에 줍니다.

우리는 우주의 거대한 법칙을 거스를 수 없는 작은 존재입니다(겸손).

하지만 그 법칙 안에서 0.00001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주체이기도 합니다(용기).

미래를 점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어차피 알 수 없습니다.

물리학이 알려주는 미래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여기'의 초기 조건을 바꾸는 것입니다.

오늘 당신이 읽은 책 한 줄,

오늘 당신이 만난 사람,

오늘 당신이 참아낸 유혹.

이 작은 변수들이 10년 뒤 당신이라는 우주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는, 라플라스의 악마도 모를 것입니다.

그저 묵묵히, 나만의 궤적(Trajectory)을 그리십시오.


Tact는 기술 너머의 감각을 기록합니다. 이 리포트가 당신의 궤적에 작은 변수가 되기를 바랍니다.